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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온라인 개학 슬기롭게 적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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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4-2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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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같았으면 입학해서 학교를 다녔어야 할 7살 어린이가 엄마에게 "학교는 유니콘이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유니콘은 문학작품에나 나오고 실존하지 않는 동물이다. 그러니까 이 어린이에게 학교는 유니콘과 같은 전설이나 가상의 공간이 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초등학교는 물론 각급 학교의 신입생들은 입학식 없는 입학을 하게 됐다. 인생의 중요한 행사 하나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리고 생각해 보지도 못했던 온라인 개학이라는 사상 초유의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학교란 단순한 학습의 공간만은 아니라는 점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곳에서 사회성도 기르며 추억도 쌓아나가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질도 키워나간다. 물론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나면 교문은 열리고 넓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내달리겠지만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아이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늦잠을 자다가 부스스한 채로 컴퓨터 앞에 앉고 종일 갑갑한 실내공간에 갇혀 온라인 수업을 받는 것은 결코 정상이 아니다.
     게다가 하루 일상을 모두 실내에서 소화해야 하는 자녀를 둔 부모의 일상도 고달프다. 더구나 온라인 접속 방법을 익히지 못한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부모가 일일이 챙겨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부모의 개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돌봄 시스템이 작동한다 하더라도 맞벌이 부부의 고민은 깊을 수 있다. 혹시나 자신의 아이가 감염되는 것이 아닌지 노심초사해야 하는 상황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
     코로나19의 진정세는 확연하다. 이대로라면 종식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 가운데 무증상 감염자들이 상당수가 된다는 사실은 여전히 경각심을 갖게 만든다. 나 자신이나 이웃이 무증상 감염자일 수도 있다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면 재확산의 비극은 막을 수 없다.
     이처럼 불확실한 현실에서 개학을 서두르다가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싱가포르의 경우에서 확인됐다. 학교사회의 감염은 곧바로 부모와 이웃의 2차 3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지금의 고통을 견디지 못해 개학을 서두른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온라인 개학이 주는 여러 가지 폐해는 어쩔 수 없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스템이지만 IT 강국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한 방법이다. 다른 국가에서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교육 문제를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 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우리는 1등 국민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하게 차지할 수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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